오늘은 1편에서 정리한 “에이전트의 기본 단위는 ‘대화’가 아니라 완료”라는 관점을 그대로 가져와서, 내 일상/업무에 에이전트를 어디에 붙이면 효과가 가장 큰지를 찾는 방법을 정리해볼게요. 핵심은 하나예요. 에이전트는 “똑똑한 조언자”라기보다 반복을 먹고 자라는 실행 시스템이라서, 붙일 곳을 잘 고르면 체감 효율이 확 달라집니다.

1) 에이전트가 잘하는 일의 조건: “반복 + 단계 + 결과물”이 있는가
에이전트가 진짜 강해지는 순간은, 단순히 “좋은 답”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물이 정해져 있고(완료), 그 결과물까지 가는 단계가 반복될 때예요. 그래서 “에이전트를 어디에 붙일까?”를 고민할 때는 아래 3가지를 먼저 체크하면 방향이 빨리 잡혀요.
(1) 반복되는가?
한 번 하고 끝나는 일보다, 주간/월간/상시로 반복되는 일이 압도적으로 효율이 좋아요. “매주 비슷한 보고를 만들기”, “매번 비슷한 형식으로 글 발행 준비하기”, “항상 비슷하게 비교/정리해서 결정하기” 같은 것들요.
(2) 단계가 있는가? (Plan→Act→Check→Refine가 가능한가?)
1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, 에이전트의 힘은 루프에 있어요.
- 계획: 필요한 정보와 순서 정리
- 실행: 자료 수집/정리/문서화/초안 생성
- 검증: 누락/형식/조건 충족 여부 체크
- 수정: 기준에 맞도록 재구성
이 루프가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는 일일수록 에이전트가 “완료형”으로 일합니다.
(3) 결과물이 명확한가?
“좋은 아이디어 좀”처럼 목표가 흐리면 결과도 흔들려요. 반대로 결과물이 명확하면(예: ‘블로그 글 목차+초안+제목 5개+발행 체크리스트’) 에이전트가 할 일이 또렷해지고, 검증 기준도 세우기 쉬워요.
여기까지 보면 결론은 간단해져요. 반복되는 ‘작업 덩어리’를 찾아서, 그 덩어리를 “완료” 단위로 묶어주는 것. 이게 2편의 목표입니다.
2) ‘반복 업무’ 발굴법: 7일만 기록하면 자동으로 보인다
“내가 반복 업무가 뭐가 있지?”라고 생각하면 잘 안 떠오르는데, 이유는 단순해요. 반복은 익숙해서 눈에 안 들어오거든요. 그래서 딱 7일만 아주 가볍게 기록하면, 붙일 지점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.
Step 1. 7일 ‘반복 로그’ 템플릿(하루 3분)
아래 형식으로 메모앱에 복붙해서, 일주일만 체크해보세요.
오늘 반복한 일(3개만):
각 작업에서 실제로 한 단계(동사로 쪼개기):
예: “자료 찾기 → 비교하기 → 요약하기 → 메시지/문서로 정리하기”
막힌 지점/귀찮았던 지점(1줄):
예: “항상 형식 맞추는 게 귀찮다 / 마지막 점검이 오래 걸린다”
이 기록의 포인트는 “시간 기록”이 아니라 단계 기록이에요. 에이전트는 시간을 줄여주기도 하지만, 더 큰 가치는 단계를 대신 밟아주는 것이니까요.
Step 2. 반복 업무를 3종류로 분류하기
7일 로그를 모아보면, 반복 업무는 보통 아래 3가지 중 하나로 떨어져요.
자료-정리형: 찾고, 요약하고, 비교하고, 문서화
예: 키워드 조사, 자료 스크랩, 회의 메모 정리, 비교표 만들기
결정-준비형: 선택지를 줄이고, 기준에 맞춰 결정을 돕는 준비
예: 일정 조율, 구매 후보 비교, 여행 동선 구성, 옵션 추천
발행-패키징형: 결과물을 ‘제출 가능한 형태’로 다듬는 작업
예: 글의 목차/톤/맞춤법/CTA 정리, 파일명 규칙 적용, 체크리스트 생성
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체감하는 건 보통 발행-패키징형이에요. “초안은 금방 나오는데, 마지막 마감(정리/점검/형식)이 오래 걸린다”가 흔하거든요. 이 부분이 에이전트와 궁합이 좋아요.
Step 3. “붙일 가치” 점수 매기기(선택 피로 제거)
반복 업무를 찾았으면, 아무 데나 붙이지 말고 4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요. (각 0~2점)
빈도: 자주 반복될수록 점수↑
단계 수: 단계가 많을수록 점수↑(계획→실행→검증→수정이 많음)
오류 비용: 실수하면 번거로운 일일수록 점수↑
내가 싫어하는 정도: 싫고 귀찮을수록 점수↑(미루는 일을 에이전트가 해결)
합계가 높은 것 1~2개가 “첫 적용” 후보예요. 여기서 중요한 건 “어려운 일”이 아니라, 싫지만 꼭 해야 하는 반복을 먼저 잡는 겁니다. 성공 경험이 있어야 다음 자동화가 빨라져요.
3) 첫 적용을 ‘완료형 작업’으로 만드는 법: 작은 플레이북부터 시작하기
후보를 골랐으면, 이제 1편에서 말한 “완료” 단위로 묶어야 해요. 이때 많은 사람이 바로 장대한 자동화를 꿈꾸는데, 초반엔 반대로 아주 작은 플레이북(작업서) 하나만 만들어도 충분합니다.
(1) 작업을 5문장으로 고정하기: 입력/출력/과정/검증/승인
아래 5문장을 채우면, 그 자체가 에이전트 지시서가 됩니다.
입력(Input): 에이전트가 받아야 할 정보는?
예: 주제, 독자, 톤, 분량, 금지 키워드, 참고 링크(있으면)
출력(Output): 완료의 형태는?
예: “목차 3개 + 소제목별 핵심 bullet 3개 + 제목 5개 + 발행 체크리스트”
과정(Process): 어떤 순서로 진행할까?
예: “키워드 후보 → 구조 설계 → 초안 → 문장 다듬기 → 체크리스트”
검증(Check): 무엇을 확인할까?
예: 중복 표현, 논리 흐름, 누락 항목, 톤 일관성, 맞춤법
승인(Approval): 어디서 멈출까?
예: “외부 게시/전송/결제는 반드시 내 확인 후”
이렇게 적으면, 에이전트가 “그럴듯하게 한 번”이 아니라, 완료까지 가는 루프를 돌릴 수 있어요.
(2) 예시: 블로그 글 발행 준비를 에이전트에게 맡긴다면
블로그 운영을 예로 들면, 첫 자동화는 대개 이렇게 잡는 게 안정적이에요.
- 입력: 주제(에이전트형 AI), 독자(입문자), 톤(담백), 분량(3,000자+), 소제목 3개
- 출력: 목차 3개, 각 소제목별 핵심 문단, 도입/맺음, 체크리스트
- 과정: “핵심 메시지 3개 선정 → 목차 설계 → 초안 작성 → 중복 제거 → 검증 체크 → 최종 다듬기”
- 검증: “소제목 3개 유지 / 3,000자 이상 / 1편과 연결 문장 포함 / 다음 편 예고 포함”
- 승인: “최종 발행 전 내가 한 번 읽고 톤만 조정”
이렇게 하면 “초안 생성”을 넘어 발행 가능한 패키지가 나옵니다. 이게 바로 에이전트형 AI를 ‘생활/업무 시스템’으로 느끼는 첫 순간이에요.
(3) 초반에 꼭 피해야 할 함정 2가지
너무 큰 자동화로 시작하기: “모든 걸 알아서”는 초반에 흔들립니다. 대신 “완료 형태가 또렷한 한 덩어리”부터.
검증 없이 끝내기: 에이전트의 장점은 빠른 실행이지만, 초반엔 검증 체크가 있어야 만족도가 올라가요. (맞춤법/누락/형식/톤 같은 기본부터)
정리하면, 결론은 이거예요. 에이전트형 AI를 잘 쓰려면 “좋은 프롬프트”부터가 아니라, 붙일 곳(반복 업무)을 먼저 찾고, 그 일을 완료형 작업 덩어리로 묶어줘야 합니다. 그래서 오늘은 7일 로그로 반복 업무를 발굴하고, 점수로 1~2개를 고른 다음, 입력/출력/과정/검증/승인 5문장으로 작은 플레이북을 만드는 방법까지 정리했어요.
그리고 다음편에서는 이 플레이북을 더 강하게 만드는 핵심, 즉 에이전트 설계의 핵심은 ‘목표’가 아니라 ‘제약조건’부터 쓰는 법을 다룰 거예요. “뭘 해줘”보다 “어디까지/무엇은 금지/어떤 기준이면 합격”을 먼저 적는 순간, 에이전트가 훨씬 안전하고 일관되게 ‘완료’까지 가져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.